Wednesday, 17 February 2016

#105 악어의 성별은 온도가 결정한다 (한국어)

철학자인 아리스토텔레스는 따뜻한 바람이 불 때 임신을 하면 남자가 태어나고 반대로 차가운 바람이 불 때 임신을 하면 여자가 태어난다고 이야기 했었다. 물론 바람의 온도는 남녀의 성별을 결정하는 데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는다. 하지만 온도가 성별에 영향을 미치는 동물이 실제로 존재한다.
동물의 성이 결정되는 방식은 매우 다양하다. 인간을 비롯한 포유류는 성염색체에 의해 성이 결정되지만, 파충류의 경우 암수의 성이 부화온도에 따라 결정되는 경우도 있다. 이는 일부 거북류와 악어류, 도마뱀류 중 몇몇에서 발견되는데 대표적으로 American alligator의 경우 알이 부화할 때 보금자리의 온도가 30도 미만이면 새끼들은 모두 암컷이 되고 34도 이상이면 모두 수컷으로 태어나며 30도에서 34도 사이의 온도라면 암컷, 수컷 모두 태어날 수 있다고 한다. 바다거북은 악어와는 반대로 온도가 높은 경우 암컷이 태어나고 낮은 경우 수컷이 태어난다. 이러한 현상을 온도 성결정(Temperature-dependent Sex determination (TSD))라고 하는데 이와 같은 현상이 일어나는 이유는 아직 명확하게 발견되지 않았지만 과학자들은 변온 동물인 이들의 번식에 유리하기 때문이라고 추측하고 있다. 즉 많은 자손을 남겨 더 많은 개체가 살아남게 하기 위해서 일어난다고 보고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지구의 온도가 다양하게 변했던 점을 생각하면 이런 방식을 선택했음에도 불구하고 멸종하지 않고 살아남은 이유를 설명하기 어렵다. 또한 지구온난화가 가속되면서 성비가 편중되는 현상이 일어날 수 있어 생태계에 큰 위험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최근 악어의 TSD의 구체적인 원리에 대하여 미국과 일본의 합동 연구팀이 조사를 하였는데 이들에 의하면 온도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TRPV4 단백질이 바로 그 핵심이라고 한다. 이 단백질은 온도가 섭씨 30도 중반이 되면 칼슘 이온 채널을 여는 역할을 한다. 그 결과 수컷으로 자라는 데 필요한 유전자가 발현되면서 수컷으로 자라게 된다는 것이다. 
이 외에도 이미 결정된 성을 바꾸는 종도 있다. 예를 들어 민물고기인 피라미는 서식지의 온도가 너무 높아지면 이미 성별이 결정되어 부화한 일부 암컷에서 수컷의 특징이 나타나며 난소를 가지지 않고 정자를 만들 수 있는 기관을 지니게 되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KL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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